1994년 봄
쥰세이는 미술품 복원을 배우러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다. 피렌체 최고 클래스 스튜디오에서 3년간 훈련생으로 배우며 일을 익혔다. 유화 복원 일인자인 조반나 선생님을 통해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때때로 선생님은 쥰세이를 모델로 그림을 그렸다. 누드 그림이었다. 다 벗으라는 말에 쥰세이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네 번째에 마음을 굳히고 누드모델로 나선다. 쥰세이에게 조반나 선생님은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
망가진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피렌체 시내를 누비는 쥰세이. 결혼식에 참석했던 아오이는 골목길 구석에서 자전거를 고치고 있는 쥰세이를 본다. 쥰세이는 아오이를 보지 못하고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을 빠져나간다.
현재 쥰세이는 메미와 사귀고 있다. 자면서 아오이의 이름을 불렀다며 누구냐며 메미가 화를 낸다. 쥰세이는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고 잔잔하게 내레이션 한다.
1997년 봄
쥰세이는 이제는 자전거가 아니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조반나 선생님이 쥰세이에게 '치골리' 작품 복원을 맡겼고 쥰세이는 열심히 복원작업에 몰두한다.
쥰세이의 집에 친구 타카시 찾아와 밀라노에서 아오이를 만났는데 보석가게에서 일하고 있다며 가게 명함을 전해준다. 쥰세이는 명함 속 보석가게를 찾아간다. 아오이가 있다는 파티 장소에 도착한 쥰세이는 아오이를 발견한다. 아오이도 쥰세이를 발견하고 와인을 들고 쥰세이에게 온다. 둘은 오랜만이라며 인사한다. 아오이는 마빈이라는 사람과 결혼을 했고 그 집에 초대되어 방문한다. 쥰세이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것 같은 아오이와 그 남편을 보며 허탈감과 질투심을 느끼고 발걸음을 돌린다.
경찰들이 쥰세이를 찾고 있다. 복원중이던 작품을 누군가가 칼로 갈기갈기 찢어 놓았다. 쥰세이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경찰은 쥰세이를 용의자로 체포해간다. 사건은 지역 신문에서 크게 다뤄지고 스튜디오 명성에 금이 갔다. 경찰 조사 후에도 범인이 밝혀지지 않고 관계자들은 당분간 스튜디오를 폐쇄하기로 한다. 조반나 선생님은 복원 일을 잠시 멈추고 모처럼 긴 휴식을 즐기겠다고 하고, 쥰세이는 이탈리아 생활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돌아간다.
1998년 봄
쥰세이를 따라와 같이 지내고 있는 메미에게 타카시가 아오이 이야기를 해주었고, 메미는 쥰세이에게 자신은 아오이와 다르다고 말한다. 쥰세이는 타카시와 얘기하며 아버지가 아오이에게 돈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서 쥰세이는 아오이에게 사과하라며 아버지에게 달려들어 울부짖는다.
1999년 봄
로마 출장에서 돌아온 마빈. 마빈은 아오이에게 집안에 있던 그림이 바뀌어져있고, 여행 계획을 세우고, 보석함에 고이 보관되어있는 편지에 대해 묻는다. 아오이는 마빈에게 사랑한다고 하지만 마빈은 자신을 속이지 마라며 화를 낸다. 편지는 피렌체에서 도망쳐 일본에 막 돌아온 쥰세이가 보내온 것이었다.
1990년 봄
쥰세이와 아오이는 중고 레코드 가게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갔다. 쥰세이는 아오이가 일하는 미술관에 자주 갔었고, 아오이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루는 아오이가 쥰세이에게 우산을 빌려주고, 쥰세이는 우산을 돌려주며 쪽지에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 건네준다. 둘은 데이트 약속을 잡고 영화를 같이 보고, 마음에 드는 책과 영화를 소개하고 많은 얘기를 나눴다. 둘은 사랑을 했다.
1999년 현재
자주 갔었던 커피숍은 허물어지고 새건물이 들어섰다. 중고 레코드 가게도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쥰세이는 밀라노에서 아오이의 집에 방문했을 때 아오이와 마빈에게 무례하게 행동한 걸 사과한다.
아오이는 공중전화로 쥰세이에게 전화를 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끊는다.
쥰세이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오는데, 조반나 선생님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오이는 마빈과 잠시 떨어져 살며 냉각기를 갖기로 한다.
쥰세이는 조반나 선생님의 추도식에 참가하러 이탈리아로 온다. 그리고 치골리의 그림을 찢은 사람은 조반나 선생님이었던 것을 알게 된다.
2000년 봄
쥰세이는 다시 문을 여는 스튜디오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메미는 왜 자신은 안되냐며 쥰세이에게 따지고, 쥰세이는 아오이를 사랑하고 앞으로도 계속 아오이를 사랑할 거라고 말한다.
마빈은 LA 지점으로 발령받아 떠날 준비를 하고, 아오이에게 같이 가자며 비행기표를 준다.
쥰세이는 복원사로 복귀해서 치골리의 또 다른 작품을 완벽하게 복원해낸다.
10년전 아오이와 쥰세이는 아오이의 30번째 생일에 피렌체 두오모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하루종일 두오모 꼭대기에서 아오이를 기다리는 쥰세이. 종소리가 울리고 드디어 아오이와 쥰세이가 만난다. 정말로 올 줄 몰랐따는 쥰세이를 데리고 아오이가 어디론가 간다. 그곳에는 10년전 대학교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첼로 연습을 하던 학생이 멋진 첼리스트가 되어 연주하고 있었다. 둘은 10년 전 첫키스를 나누었던 것처럼 첼로 연주를 들으며 키스를 한다. 그날밤 둘은 쥰세이의 집에서 하루를 같이 보낸다. 다음날 아침, 아오이는 쥰세이에게 쥰세이를 만나서 기뻣다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떠난다.
알고 보니 첼리스트의 연주는 1년전 밀라노에서 아오이가 부탁한 것이었다. 쥰세이는 아오이가 밀라노에 있음을 알아차리고 아오이를 찾아 돌아다닌다. 쥰세이는 방금 떠난 기차보다 15분 앞서 밀라노에 도착한다는 기차를 타고 먼저 밀라노역에 도착한다. 아오이가 기차에서 내리자 기다리고 있던 쥰세이가 멀리서 아오이에게 손을 들어 인사한다.
기억에 남는 장면
아오이가 편지를 들고 공중전화에서 일본에 있는 쥰세이에게 전화를 걸고, 쥰세이는 여보세요를 반복하는데 아오이는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쥰세이는 아무 말 없는 전화에 아오이?하고 물어보지만 대답이 없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아오이는 주저앉아 펑펑 운다. 아오이가 울자 밖에는 비가 내린다. 흘러내리는 비가 아오이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것 같았다. 너무나도 슬펐다.
남자 시점, 여자 시점
영화는 쥰세이의 시점에서 쥰세이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아오이 시점에서의 영화도 보고 싶다. 쥰세이와의 이별의 결정적 이유였던 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와 두오모 꼭대기에서 만나서 서로의 사랑을 다시 확인했음에도 쥰세이에게 기댈 수 없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 풍경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를 통해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여행을 가기 전에 이 영화를 한 번 더 봤었다. 그리고 두오모에 올라가서 피렌체 도시 풍경을 내려다보는데 너무나도 멋있었다. 영화에서 쥰세이가 이탈리아 골목길 구석 구석을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닌다. 영화에서 보던 거리들을 내 발로 걸어다니니 실제로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냉정과 열정 사이> 영화를 꼭 보고 가시라고 추천한다.
쥰세이와 아오이의 미래
그래서 쥰세이와 아오이, 둘은 어떻게 될까? 영화의 마지막은 꽤 희망적이다. 둘은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했고, 쥰세이는 다시 아오이를 찾아갔다. 둘은 소울메이트 같다. 멀리 떨어져있어도 서로를 느끼고 서로의 안녕을 바라며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 둘은 사랑을 했었고 헤어졌고 다시 만났다. 영화는 끝이 났지만 그 세계에서 둘의 행복한 미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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